모처럼 일터를 떠난 날, 약속한 장소로 이동하는 발걸음이 제법 날래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녀를 만나러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길을 찾다보니,
어느새 카페가 코 앞.
들이치는 나를 발견하지는 않았을까 내심 기대하며 계단을 토박토박 밟아보니
고개를 살짝 숙인채 작은 창에 열중하는 예쁜 뒷모습이 눈에 가득 찬다.
빙긋 미소지으며 성큼 다가서 톡톡 노크를 하니 방긋 웃으며 돌아앉는 얼굴이 눈부시다.
눈가에는 반짝반짝 꽃가루를 예쁘게 퍼트려 놓았고, 빨간 입술이 원을 그리며 조물조물 움직이기 시작한다.
흔치 않은 일상에 폭 빠져
사람들 사이로 연신 웃음을 보내기 바쁜 저녁.
또다시 그리움을 여기저기 쌓아 두는 시간들.
반달처럼 동그랗게 오므라들었다,
호빵마냥 잔뜩 부풀어 오르는 저 너머로
마주하는 내 웃는 얼굴.
하긴, 어디면 어때. 당신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언제면 또 어때, 너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모임 별 - 808452 부루마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