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었을까.
내가 원하는건 도대체 무엇일까.
한없는 이상에 대한 동경으로
찌부러져버린 현실감각은
앞에 놓여진 현실마저 뭉개버리는 듯 싶다.
끝없는 절대에 대한 동경과
진심.
그리고 진실.
그저 순응할 수밖에 없기에 더욱 슬픈 사실.
나는 사실을 초월한 그 무언가가 있다고 믿었다.
현상을 관통하고 있는 절대적인 무엇인가가 반드시 있으리라 생각했다.
결국에 한 가지 얻은것은
결코, 절대, 영원.
이런 단어들로는 절대 설명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후자의 절대는 진실이라는 것.
더 이상의 내 가치는 세상에 두지 않는게 좋겠다.
현명하다고 해야할지 비겁하다고 해야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이게 맞는게 아닐까 싶다.
모든 진실을 알고싶어하는 내 마음만큼,
보다 더 딱딱해질 수 있기를.
이제는,
아름다운 사랑따위는 믿지 않겠다.
아니, 계속적인 아름다움이 아니기에
한차원 높은 미가 서려있을지는 모를일이지만.
보다 깊은 핵심은, 보기 좋게 치장한 근본적인 욕망일 뿐.
성욕이든, 소유욕이든.
뭐. 거의 둘중 하나겠지만.
그래서 나는 끝없는 이상주의자이면서도
지저분한 속물.
균형을 잃은 내 사고의 비참한 말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위험한 균형싸움을 놓칠 수 없다.
위태한 줄타기에서 간당간당하는 내 발끝이 미끄러지는 순간,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그냥 미치는게 더 나을지도.
나는, 내가 튼튼하다고 믿었다.
이제와서 본다면 그보다 더이상 어리석고 무지한 생각이 없었음을
깨달을 수 밖에 없다.
스스로 자부하는 것 만큼 쓸데없는 생각이 없음을 알았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눈을 감으면 다 사라질 것들.
눈을 뜨면 다 생겨날 것들.
모든건, 아무것도 아니다.
애달픔도, 서글픔도, 분노도, 희망도, 즐거움도.
사랑도, 질투도, 그리움도, 미련도, 추억도.
그 무엇도.
결국 남은것은 없다. 아니, 남기지 않는다.
쓸데없는 기대는
그 이상의 좌절만 가져올 뿐.
사라져버릴테다. 이런 빌어먹을 세상이라는 매트릭스안에서.
그냥 이리 흘러가는 대로,
또한 저리 흘러가는 대로.
자기모순의 극치의 표본같은 나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되뇐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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