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밤비.

by me, 2009. 4. 14. 13:04

열기로 가득한, 차가운 물빛아래서.

지난 가을의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어떤 밤과 더불어.


달콤히 속삭이는듯한 니나페르손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노란 불빛을 가르는 눈물들.

안타까움과 아쉬움의 교차지대로

빗물은 파고드네.



단지, 적셔가는 가로등만큼 눅눅해지고 싶어라.

오랜시간 말라가는 모습이 안타까워라.

그렇단들 내 스스로조차 납득하지 못할

비뚤어진 눈빛만큼은 가지고 싶지 않아요.



나를 때리고서 도망치듯 비켜나던 끈적임들이 그리워요.

눈에 보이는듯 꾸물한 날씨가 왠지 보고파요.




사붓사붓, 팔랑팔랑,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저 나쁜 나비들마냥

봄은 훌쩍 날아가네.

내리는 봄비처럼,

마냥 사라져가네.


세상은. 흐르고 흐르며 빙글빙글 돌아가는 가파른 파도마냥

손을 뻗을 기회조차 주지도 않고 증발해 버리는거 같아.


아차하는순간, 나는 나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음이.

너무도 슬프다는 것을 그대는 알런지.


태초부터 오롯이 쌓여있던 빙하는,

뜨거운 열기로 산산조각 나버리고 있음을.




나는 노란 가로등이 좋아요. 하얀 가로등보다 훨씬 더.

깜빡깜빡하는 하얀가로등이 어찌나 미워보이는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이제 돌아갈때도 되었는데

심술궂은 밤비에 숨이 막혀버린다.

하늘하늘 반짝거리는 노오란 솔잎이 너무나도 예쁘다.



아무래도 저 빗속을 가로지르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별로다.

언제나 뒷짐만 진 채,

고개만 빼꼼히 드러낸 채.


피하기에, 막아내기에

급급하기에.





속옷밴드 - Blue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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