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지 않다.
잠이 오지 않는다.
크게 불쾌하지도 않다.
뭔가 구토해내야만 할 것 같은 역겨운 가래 한줌이
식도와 위장 어딘가를 헤메어 다니는 느낌.
어쩐지 한 축이 무너져 버렸다.
지켜나갈 수 있을까.
양심과 상식 도의라는 단어는 사실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었을까.
슬프지만 울고싶지는 않고
기분나쁘지만 소리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또 하루를 묵묵히 감내해나갈 뿐.
적어도 내 사람은 힘들지 않았음을 원했던 오래된 나는
정말 그렇게 잘 지켜가고 있는가.
의리를 지키며 굳굳히 버티어가고 있는가.
정말 쉽지가 않다.
방법적인 고민은 사치스러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 고민의 탈출구를 찬찬히 모색해보려 한다.
하루를 살아도 사람답게 살아야 된다는걸 충분히 알고 있건만.
난 정말 사람다운가.
이렇게나 냉혹한 세상을
똑바로 살아가고 있는가.
반드시 살아내고야 말겠다.
반드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니 누군가가 보내준 스미스의 노래가 귓가를 맴돈다.